천문학적 유머 대결
한광일
또 뛰어난 두뇌 플레이로 상대를 제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상대가 어리둥절하는 틈새를 노려 제대로 한 방 가격당하는 유머.
미국의 홀이라는 천문학자는 세계 최초로 화성에도 위성이 있는 것을 발견하여 유명해진 사람이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있다 했던가. 그 머리 좋은 학자와 대적한 유머 맞짱이 있었으니.
어느 날 홀이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음식값을 지불할 때가 되어 보니 돈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알았다.
홀은 주인을 불러 말했다.
“음식이 아주 맛있습니다. 그 답례로 제가 천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지요.”
“그래요? 참 친절하시군요. 재미있으면 들려주시지요.”
홀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은 2,500만 년을 주기로 반복이 되고 있는 겁니다. 즉 2,500만 년이 지날 때마다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2,500만 년이 지나면 다시금 지금과 똑같이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말씀인데, 한 가지 부탁 말씀은 저의 오늘 음식값은 그때까지 외상으로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주인은 당황하는 빛이 조금도 없는 표정으로 순순히 대답하였다.
“네, 좋습니다. 손님이 원하시는 대로 그렇게 해드리지요. 하지만 손님, 지금으로부터 2,500만 년에도 역시 손님은 저희 집에서 식사를 하고 그때도 지금처럼 음식값을 외상으로 하셨을 테니까 그때 외상값은 오늘 주셔야지요.”
천문학자 홀은 뒤통수를 치고 말았다. 이렇듯 유머는 머리가 좋다고 다 상대를 제압하는 건 아니다. ‘유머 단수’는 실제로 상대방과 대적해 보아야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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