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승부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 위버 교수가 재직하고 있었다. 그는 평소 재치 있기로 유명하였다.
어느 날, 한 학생이 교수실로 찾아왔다.
“혹시 교수님께서 이 책을 읽으셨는지 궁금해서 왔습니다.”
학생으로부터 책을 건네받아 잠시 살펴보던 위버 교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아직 읽지 못한 책인데.”
그러자 학생은 짐짓 놀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이 책이 나온 지 석 달이나 지났는데 누구보다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으로 소문난 교수님께서 이 베스트셀러를 아직 읽지 않으셨다니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군요.”
그제야 학생의 의도를 알아챈 교수는 입을 열었다.
“자네의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군. 그렇다면 자네는 단테의 <신곡>을 읽었겠지?”
“아직 못 읽었습니다.”
학생을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러자 교수가 일침을 가한다.
“나온 지 3개월밖에 안 된 책을 못 읽었다고 하는 자네가 나온 지 이미 6백 년이나 된 명작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나보다 더 큰 핀잔을 들어야겠구먼.”
역전의 명승부라 아니할 수 없겠다. 학생은 역시 교수의 재치를 당하지 못한 것이다.
말로써 상대를 대할 때 마치 법정에서 싸우는 것처럼 또박또박 말로써 대응하려 하면 서로의 얼굴을 붉히게 되고, 자칫 인격에 흠을 남기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나아가서는 점잖은 사람이 경찰서에도 가는 것이 바로 언쟁이 아닌가.
그러므로 상대로부터 받은 공격은 유머 기술로써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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