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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뻔하세요”
펀’ 경영


“뻔뻔하세요.”

프로그램 테스트 전문 기업인 ‘버그테스트’의 사장실 앞에는 이런 구호가 적혀 있다. 뻔뻔해지라는 이야기일까? 아니다. 펀펀(FunFun)해지라는 말이다. 직원들이 언제나 재미있는 회사. 이 회사 노성운 대표의 꿈이자 목표다.

이 회사에는 팀마다 시에프오(Chief Fun Officer)가 있다. 버그테스트의 시에프오는 최고 재무책임자가 아니다. 재미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팀원들이 즐거워할까 항상 고민한다. 팀원들의 의견을 모아 어떤 활동을 벌일지를 결정하고 회사에서 내려온 ‘펀펀’ 자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각 팀이 벌이는 활동은 다양하다. 하루를 정해 팀원들이 모두 로또를 사는 ‘로또데이’, 모두 쫙 빼입고 회사에 출근하는 ‘정장데이’, 팀원들의 투표로 정하는 ‘이달의 인기사원’ 시상 등 이들이 궁리한 프로그램은 팀원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게 하고 더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에프오 활동을 돕는 ‘펀펀’팀 홍선경씨는 “시에프오는 단순히 이벤트를 담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팀원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는 멘토 몫을 하는 등 조직에 피가 돌게 하는 사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그테스트는 시에프오에게 인사고과에서 이익을 주고 있다. 인사고과 ‘에이’를 받았을 경우 ‘에스’ 등급을 부과하는 식이다.

이 회사 130명 사원들의 다이어리에는 날짜마다 한 사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날은 이 사원의 날인 것이다. 그날에는 그 사람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회사 홈페이지 ‘해부학 교실’이라는 코너에 올라온다. 그 글에는 수많은 리플이 달린다. 모든 사원들이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게 됨은 물론이고 그 사원의 사기도 크게 올라간다. 매달 하는 단체 활동도 인기가 좋다. 많은 사원들이 최고 행사였다고 기억하는 것은 지난해 여름에 회사 옥상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었던 일이다. 사장이 직접 고기를 구워서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에 넣어줬다. 다음달에는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서 사원들과 그 가족들을 모두 초대할 예정이고 그 다음달에는 작은 음악회를 벌일 예정이다.




이 회사에 이런 ‘뻔뻔 프로그램’이 도입된 것은 2006년 말. 프로그램 테스트라는 업무의 특성상 사원들은 대부분 팀을 나눠 테스트를 맡긴 기업에 파견을 나가서 일한다. 그 탓에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떨어지고 잦은 이동 때문에 일에 적응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직률이 높은 것은 물론이다. 2006년의 이직률은 18%에 달했다. 어떻게 하면 이직률을 낮출까 고민 끝에 노 대표는 이런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하는 장소를 즐거운 곳으로 만들면 사원들이 떠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런 생각은 적중했다. 사원들끼리 다양한 활동을 하며 친해지고 그 활동에 사장도 꼭꼭 참석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친밀도가 훨씬 높아졌다. 일의 능률이 오르고 각 사원들의 특성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직률은 4.8%에 불과했다. 사원 정일영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데도 다른 직원들과 정이 너무 들어 못 그만두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각 팀의 행사에 파견사 직원들도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니 사이가 좋아지는 게 당연하다. 계약이 연장되는 비율이 높아짐은 물론이다. 올해 벌써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서는 정도의 일을 따냈다. 노성운 대표는 “사원들이 뻔뻔해지니 회사의 매출도 급상승하고 있다”며 웃는다. 버그테스트의 2007년 매출은 60억원으로 2006년 14억원에서 수직 상승했고 올해는 140억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뻔뻔 프로그램이 가동된 지 몇 달이 지난 지난해 6월께부터 파견사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 ‘사원들이 너무 노는데 정신이 팔려 근무태도가 좋지 않다’는 불평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노성운 대표는 고민 끝에 결함 검출력, 재검증 누락률 등에서 일정한 수치를 정해 여기에 미달하는 사원은 강하게 질책하는 등 목표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뻔뻔한’ 문화와 엄격한 목표 관리가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한다.

지난해 이런저런 행사와 각 팀의 ‘뻔뻔’ 활동에 들어간 비용은 1억6000만원 정도다. 매출액의 3% 정도 수준이다. 흔히 비용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경영진은 아까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앞으로도 매출액 3% 정도를 유지할 계획이다. ‘뻔뻔하면 돈 번다.’ 몸으로 느끼는 성과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웃는’ 기업이 생산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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